국제 "비싼데 트럼프까지, 미국 안 갈래"…굴욕 전망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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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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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미국 기피 움직임을 확산시키면서 올해 미국의 관광수입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올해 미국의 관광수입이 전년 대비 약 125억달러(약 17조7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총 관광수입은 1690억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하리란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비해선 약 22% 감소한 수치다.

전 세계 여행 수요는 견조하지만 미국만 유일하게 관광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WTTC의 전망이다. WTTC의 줄리아 심프슨 회장은 "다른 나라들은 관광객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지만 미국은 문을 닫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관광업은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입국 제한과 그 뒤에 이어진 강달러 효과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심프슨 회장은 "일본인들이 미국을 많이 방문했었는데 강달러로 미국이 너무 비싼 여행지가 됐다"면서 "유럽인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본격화한 '미국 우선주의'는 반미 감정을 확산시키면서 미국 여행업계에 새로운 악재를 추가했다. 심프슨 회장은 "우리가 보고 있는 건 안타까운 정서의 변화"라면서 "당국은 관광 산업을 불법 이민과 혼동해선 안 된다. 미국을 아무도 방문하고 싶지 않은 고립된 섬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는 하와이로 여행을 간 10대 독일인 2명이 호텔을 예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알몸 수색을 받고 시설에 구금됐다가 강제 추방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표에선 이미 여행객 감소 추세가 확연하다. 3월 영국인의 미국 방문은 전년 대비 15% 급감했고, 독일인은 28%, 한국인은 15% 줄었다. 에어캐나다의 미셸 루소 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캐나다인의 미국 방문이 크게 줄고 있다"면서 "향후 6개월간 미국행 예약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광수입 감소는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심프슨 회장에 따르면 미국 관광산업은 2조6000억달러 규모에 달하며 관광객이 직간접으로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는 미국 경제에 9%에 이른다. 또 2000만명의 고용을 책임지고 매년 5억8500만달러의 세수를 창출한다. 앞서 JP모건은 반미 감정으로 외국인 관광수입이 줄어들면 올해 미국 GDP를 0.2% 갉아먹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