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크롱 “유럽 다른 나라에 프랑스 핵무기 배치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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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국 핵무기를 독일, 폴란드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13일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최대 민영방송(TF1)에 출연해 세 시간 동안 프랑스가 직면한 여러 안보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러시아의 국방 위협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의 핵무기를 유럽 동맹국 땅에 배치하는 것에 개방적”이라며 “이를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독일, 폴란드와 이 내용을 협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들 국가와 프랑스의 핵 억지력을 유럽 대륙에 확장할지, 확장한다면 어떻게 할지를 탐색하는 회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주 또는 수개월 내에 매우 공식적인 방법으로 프랑스 핵무기 협상의 틀을 정의할 것”이라면서 “이미 제가 언급한 조건들을 가지고 여러 일들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동맹국들에게 자국 핵 억지력을 확장하기 위한 세가지 조건을 함께 제시했다. △프랑스는 타국 안보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 △타국과 핵무기 공유로 프랑스 안보 역량을 줄이지는 않을 것 △핵폭탄 사용 결정은 오로지 프랑스 대통령이 할 것 등이다. 즉, 동맹국과 핵무기를 공유하더라도 프랑스 안보 역량을 줄이지 않는 선에서 타국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게 할 것이며, 핵 버튼을 누를 최종 결정권자는 여전히 프랑스 통수권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지정학적으로 깨어나는 순간”이라며 “유럽은 평화를 위해, 경제와 무역을 연결하기 위해 모여있지만, 지금은 힘을 갖기 위해 모여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핵 억지력을 유럽 동맹국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견해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이후 거듭 밝혀왔다. 수십년간 유럽 안보의 궁극적 보증인 역할을 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유럽 안보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히면서 유럽 사회는 자체 안전 보장에 분주해지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유럽 대륙에 장기적, 실질적 위험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손을 뗄 경우에 대한 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프랑스가 갖고 있는 핵무기는 미국보다 훨씬 적은 양이며 유럽 안보를 미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수일 내로 러시아에 새로운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러시아가 유럽이 제시한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EU)은 금융서비스와 러시아산 원유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제재 내용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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