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이든 암 진단, 재임 중엔 왜 몰랐나…일각선 은폐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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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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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전이성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는 발표 이후, 그가 백악관 재직 시절 실제로 어떤 건강 상태였는지를 두고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립선암 은폐 의혹까지 제기한다.의혹의 출발점은 ‘뼈로까지 전이된 공격적인 4기 암이 왜 이제야 발견됐는가’하는 점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 쪽은 “소변 관련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뒤, 지난 16일(현지시각) 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매우 슬픈 일”이라면서도 “이 정도의 위험 수준에 이르기까지 수년이 걸렸을 것이다. 왜 국민에게 더 일찍 알려지지 않았는지 놀랍다. 누군가는 그의 주치의에게 설명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립선암은 혈중 전립선 특이 항원(PSA) 수치 측정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검사는 저렴하고 간단하다. 물론 검사를 받았다 해도 특이 항원 수치가 낮게 나타나는 유형의 암도 있어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이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 쪽은 대통령 재직 때 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21일 성명을 통해 “마지막 전립선 특이 항원 검사는 2014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국 부통령과 대통령을 지내는 동안 한 번도 검사를 받지 않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검사를 꾸준히 받고 있으며, 지난달에도 정상 수치 결과를 공개했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전립선 특이항원 수치를 공개했다.

다만 이 검사는 70살 이후부터는 권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려 생명을 위협하지 않을 수 있고, 위양성으로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유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은 대통령직 재선에까지 도전했던 인물이기에 더 철저한 건강 관리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스웨스턴 헬스 네트워크의 크리스 조지 박사는 로이터통신에 “전직 대통령이라면 매년 아주 정밀한 건강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시엔엔과 폴리티코 기자들이 공저한 신간 ‘오리지널 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말기 오랜 친구인 배우 조지 클루니조차 알아보지 못했고, 핵심 보좌진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의 걸음걸이도 불안정하고 비틀거리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내부에서는 선거가 끝난 뒤 휠체어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거론됐었다고 한다.

이번 암 진단은 단순한 개인 건강 문제를 넘어, 미국 대통령의 건강 정보 공개 투명성, 고령 정치 지도자의 검진 기준 등에 대한 논란을 낳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전통적으로 연 1회 대통령 신체검사 결과가 공개된다. 하지만 법률에 의한 공개는 아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사설에서 “바이든은 오랜 공직 생활로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그가 맡았던 ‘대통령직’도 존중되어야 한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닌 직위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였음에도 이를 숨겼다면, 공직에 대한 책임보다 개인 충성심을 우선시한 중대한 판단 미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바이든 재임 중 심야 시간의 국가적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도 운이 계속될 수는 없다”라며 “대통령의 인지 건강에 대한 정기 평가, 결과 공표, 초당적이고 독립적인 ‘대통령 건강 투명성 위원회’ 설치가 논의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현재 공화당 주도의 하원 감시개혁위원회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건강 정보를 참모진이 은폐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