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중 마친 李 “힘의 논리 아닌 협력 외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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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마지막날 루쉰공원 비공개 방문
극단 치닫는 국제사회에 연대 메시지
習과 신뢰 구축…한중 관계 복원 선언
핵잠·서해 구조물 등 현안 입장 전달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윤봉길 의사의 의거가 있었던 상하이 루쉰공원 방문 소식을 전하며 “힘의 논리가 아닌 존중의 정치, 대결이 아닌 협력의 외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3박 4일 중국 국빈방문을 마무리한 뒤 내놓은 첫 메시지에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국제사회를 향해 연대와 미래를 강조한 셈이다.
▶귀국 전 수행원 없이 즉흥 방문 “갈등 불씨 상존”=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대통령은 방중 마지막날인 전날 임시정부청사에서 100주년 기념식을 진행한 뒤 전격적으로 상하이 루쉰공원을 찾았다고 한다.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수행원 없이 비공개로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념식 중에 이야기가 나와 갑자기 현장에서 일정을 잡았다. 원래 있던 일정이 아니었다”면서 “큰 의미가 있었고, 그래서 글을 남기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홍커우공원이라 불리던 시절 윤봉길 의사가 조국의 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당당히 세계에 천명했던 자리”라면서 “약소국의 한 청년이 던진 수통과 점화탄은 침략과 탈취로 대표되는 제국주의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으며 평화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굳은 신념의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고 국제질서의 격변 앞에서 갈등의 불씨도 곳곳에 상존한다”며 “이럴 때일수록 힘의 논리가 아닌 존중의 정치, 대결이 아닌 협력의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의 연대를 기억하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새겨본다”면서 “그것이 선열들의 값진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 믿는다”고 적었다.
해석하기에 따라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고, 중국이 일본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국제질서가 ‘힘의 논리’로 흐르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방중 포인트 ‘신뢰’…“韓 핵심 이익 존중받아야”=이번 국빈 방중 키워드가 ‘신뢰’였다는 점과도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방중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층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대외 현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는 등 한중 간 신뢰 구축을 통한 ‘관계 전면 회복’을 선언했다. 특히 중국의 서해 구조물과 한국의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 등 민감한 안보 현안과 관련해서도 솔직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 대통령이 직접 설명에 나서면서 확인됐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속시원히 해결된 것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던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전날 상하이 현지에서 예정에 없던 순방 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정면돌파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라’라는 발언을 두고 “착하게 잘살자는 ‘공자님 말씀’으로 들었다”면서 중일갈등 심화 속 선택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시 주석의 발언을 ‘덕담’으로 해석했다.
핵잠과 관련해선 “대한민국의 핵심 이익이 당연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단언하는가 하면, 중국의 한한령 해제를 두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실제 협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중국의 서해 구조물과 관련 “관리 시설은 아마 옮기게 될 것”이라며 공동수역에 정확한 ‘중간선’을 긋자고 제안해 실무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한중 정상회담시 양측은 해양경계획정 차관급 회담 개최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이 대통령의 언급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국 측에 북한 핵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문제 중재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며 “우리는 노력하지만 현재로서는 완전히 차단된 상태라 소통 자체가 안되니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좀 해 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 주석은 지금까지의 노력을 평가하고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검찰 기소 문제를 거론하며 언론에 균형 보도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법원이 판결하면 우리는 통상적으로는 잘못 기소한 검찰을 비판한다”면서 “희한하게 저나 민주당이 관계되면 법원 판단이 잘못됐다고 검찰을 두둔한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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