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레이디 두아' 신혜선 "진짜 같은 가짜의 삶, 허상 짚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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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주인공의 여러 페르소나 그려
넷플릭스 비영어 쇼 1위 오르며 흥행 질주
"명품은 은유... 자기 가치 높이려는 욕망"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가짜라고 볼 수 있나요?”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의 사라 킴(신혜선)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의 삶을 살고 있다. 그가 아시아 지사장을 맡아 수입한다는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부두아’의 가방은 사실 신월동의 지하 공장에서 찍어냈고, 이름과 신분 역시 거짓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라 킴이 자취를 감추고, 명품 매장 앞 하수구에서 그로 추정되는 신원 불명의 주검이 발견된다. 담당 형사 박무경(이준혁)이 사건 실체에 다가가면서 사라 킴을 감쌌던 가짜 인생도 한 꺼풀씩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지난 13일 공개된 레이디 두아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3위에 직행한 데 이어 2주 차에 1,00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찍으며 압도적인 1위에 등극했다.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다양한 페르소나를 오가며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신혜선의 연기력. 최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신혜선은 뜨거운 글로벌 반응에 “끊임 없이 작품을 해왔는데도 막 데뷔한 사람처럼 축하한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생일인 줄 알았다”고 기뻐했다.
극중 주인공은 가난한 백화점 명품관 직원 ‘목가희’로 살다가 극단적 선택을 위장한다. 이후 술집에서 ‘두아’라는 이름으로 일하다 사채업 큰손의 젊은 부인인 ‘김은재’로 신분을 세탁한다. 그리고 얼마 뒤 사라 킴으로 옷을 갈아입고 명품 브랜드 부두아를 만들어 150억 원을 투자받는 등 대담한 사기 행각을 벌인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한 사람의 연장선인 만큼 완벽히 다른 인물로 연기하기보다 미묘한 분위기 변화를 나타내려 했다는 게 신혜선의 설명이다. 그는 “사라 킴은 우아하면서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으면 해서 평소와 다른 목소리 톤을 잡았는데 잘 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라 킴과 주변 인물은 결핍을 채우고, 욕망에 다가가기 위한 수단으로 명품을 좇는다. 신혜선은 “사라 킴이 명품 만들기에 집착한 건 은유적 표현이라 생각했다”면서 “부두아가 곧 사라 킴이다. 그가 진짜 가치를 높이고 싶었던 건 자기 자신”이라고 해석했다. “비밀은 결국 밝혀지고, 사람들은 손쉽게 떠나가고, 진실은 언제나 가혹하며, 환상은 결국 깨지기 마련”이라는 무경의 대사처럼 허구로 쌓아 올린 성공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신혜선은 “그 허상을 짚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진심과 거짓이 뒤엉켜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건 연기 잘하기로 정평 난 신혜선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원래는 감정의 확실성을 갖고 연기하는 편”이라며 “사라 킴은 어떤 열망 하나를 목표로 쭉 달려가지만 그 안에서 쌓이는 감정의 서사가 이중적이고 모호해서 정말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극 말미 무경과 취조실에서 대면하는 장면을 찍을 땐 부담감에 몸이 아팠을 정도였다. 신혜선은 “완벽히 계획한 연기를 하는 루틴을 깨본 경험이 앞으로 배우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차기작인 tvN 드라마 ‘은밀한 감사’에선 힘을 덜고 유쾌한 역할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번엔 무겁고 심오한 이미지를 가볍게 털어낼 수 있는, 현실과 맞닿은 캐릭터로 시청자와 만나고 싶어요.”|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