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이달 말 두바이 피부미용 박람회 취소되나... K제약·바이오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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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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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의료기기 중동 수출 전망 밝아

항암제·보톡스로 애써 몸집 키웠는데

사업 차질에 원료의약품 수급 우려도

현지 비상근무, 국내선 모니터링 '긴장'


미국·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중동 시장을 공략해온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직 눈에 보이는 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 대란과 마케팅 기회 상실 등 수출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가 상승에 따른 운송비 부담 증가와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4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대(對)이란 의약품·의료기기 수출 실적은 2020년부터 연평균 200억 원 안팎 수준이다. 2018년 시작된 미국의 경제 제재 때문에 수출을 하려면 까다로운 무역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국산 치과용 임플란트가 이란 내 점유율 1위(35%)를 기록하며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번 전쟁의 여파가 이란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아프리카 지역 의약품·의료기기 수출액은 9억1,900만 달러(약 1조3,500억 원)에 달하고, 올해는 약 7% 늘 것으로 전망됐다. 한미약품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업체 '타북'과 계약을 체결해 항암제를 공급하고 있고,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나보타'를 중동 10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휴젤과 메디톡스의 보톡스도 중동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현재로선 당장 가시적인 피해는 없다는 것이 업계 공통된 반응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중동법인은 최근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지만, 직접적인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주요 수출 기업들 역시 현지에 일부 물량을 비축해둬서 당장 물류난을 우려하진 않는 분위기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질 경우 공급망 차질은 불가피하다. 항공편 감축이나 항로 변경, 공항 폐쇄 등 조치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외화 반출 제한이 강화하면 대금 지연이 생길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또 당장 이달 31일로 예정돼 있던 'UAE 두바이 더마 피부 미용 박람회' 개최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행사가 취소된다면 현지 마케팅 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간접적인 피해 우려도 상당하다.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상승은 운송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원료의약품과 기자재 공급망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원료의약품의 70%를 중국, 인도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자본이 안전 자산으로 몰리며 바이오산업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한국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