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중동 전쟁 장기화에 車업계 전략 흔들…생산 지연·판매 급감 ‘이중 충격’
페이지 정보
본문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 시장을 겨냥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과 판매 전략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물류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수익성까지 압박받는 양상이다.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사우디아라비아 반조립(CKD) 공장의 가동 시점을 기존 6월 말에서 8월 말로 두 달 연기했다. 전쟁 장기화로 부품 운송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공급망 안정성이 흔들린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CKD 공장은 차량을 부품과 모듈 단위로 수출한 뒤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해상 물류와 부품 공급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지만,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물류 지연과 비용 급등 가능성이 동시에 커졌다는 판단이다.
이번 일정 조정으로 올해 생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KG모빌리티는 당초 사우디 공장에서 6개월간 3300대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가동 시점이 늦춰지면서 약 2300대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공장은 연간 3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렉스턴과 무쏘 등을 생산해 중동 지역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중동 생산 거점 구축 전략은 다른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우디에서 국부펀드와 합작으로 CKD 공장을 건설 중인 현대차 역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 공장은 현대차의 첫 중동 생산시설로 사우디와 주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위한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0일(현지시간)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 “여전히 문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우디 공장 가동 일정이 지정학적 상황에 달려 있음을 시사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4분기로 계획된 생산 개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쟁 여파는 생산 차질을 넘어 판매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아프리카·중동 지역 도매 판매는 5만2000대로, 전년 동기 7만4000대 대비 29.8% 감소했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6만 대에서 4만1000대로 줄어들며 31.2%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차량 생산에 필수적인 알루미늄, 니켈, 팔라듐 등의 가격이 전쟁 이후 급등했다.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알루미늄 가격은 2월 말 톤당 2579달러에서 이달 27일 3175달러로 23% 이상 상승했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아 김승준 재경본부장(전무)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중동 물량 차질로 영업이익에 2~3%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 역시 올해 영업이익에 약 5%의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G모빌리티는 사우디내셔널오토모빌스(SNAM)와 협력해 2022년 주베일 산업단지에 약 100만㎡(30만평) 규모 조립 공장을 착공한 바 있다. 다만 향후 중동 정세에 따라 공장 가동 시점이 추가로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이전글운송 막히고 비용 급등…중동 전쟁에 중소기업 피해 700건 넘어서 26.04.30
- 다음글이란 “해상 봉쇄 지속 시 전례 없는 군사 대응”…미국에 강경 경고 26.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