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전쟁 속 권력 축 이동한 이란…혁명수비대 중심 강경파가 실권 장악
페이지 정보
본문
이란 내부 권력 구조가 전쟁을 계기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실질적 의사결정 권한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이란의 국가최고안보회의(SNSC)와 IRGC를 중심으로 한 ‘안보 중시’ 세력이 핵심 권력을 장악했으며, 최고지도자의 역할은 사실상 형식적인 수준으로 약화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 첫날,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폭사하면서 단일한 정책 결정 구조가 붕괴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지만, 현재 그의 역할은 장성들이 제도적 합의를 통해 내린 결정을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권력은 SNSC를 중심으로 구성된 통합 전시 지도부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IRGC는 군사 전략뿐 아니라 정치 분야의 주요 결정에도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중상을 입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의 측근들과 가까운 취재원 2명은 그가 보안 문제로 IRGC 인사를 통해서만 소통하거나 제한된 오디오 채널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 대응에서도 단일한 지휘 체계의 부재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파키스탄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란의 대응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며, 때로는 응답에 2~3일이 걸린다”며 단일 의사결정 구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종전 협상의 장애 요인이 내부 권력 다툼이 아니라, 미국이 제안할 수 있는 조건과 IRGC 강경파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 간 격차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란 측 공식 창구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부 장관이며,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이자 테헤란 시장을 지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도 협상 전면에 나섰다. 그는 전쟁 기간 정치·안보·성직자 엘리트를 연결하는 핵심 통로로 부상했다.
그러나 실제 협상 과정에서 의사 조율과 막후 통제를 맡아온 인물은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취재에 응한 파키스탄 측 1명과 이란 측 2명은 지난 8일 휴전 발표 시점부터 그를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이란 외무부는 해당 보도 내용과 관련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내부 분열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외교관 출신 이란 전문가 앨런 에어는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영향력을, 미국은 경제 압박과 봉쇄를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IRGC가 미국에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경우 이를 약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간선거 압박 속에서 유연성을 보이기 위해 정치적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군사·경제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전쟁 발발 이후 약 2개월 동안 내부 분열 조짐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중동 담당 선임 분석가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이란 지도부가 ▲전면전 재개를 피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며 ▲전쟁 이후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더 강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적 합의에 도달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 이전글이란 경제 붕괴 심화…실업 200만·물가 67% ‘전쟁·봉쇄 이중 충격’ 26.04.30
- 다음글한·카타르, 첨단산업 투자 협력 확대 공감대…AI·반도체로 협력 축 이동 26.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