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중동 개입 확대…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이란 카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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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이 이란 문제를 고리로 중동 외교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행보가 실제 중재 성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2주 휴전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일정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에도 유사한 방식의 중재 외교가 재현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란을 둘러싼 외교적 접촉은 베이징에서 시작됐다. 중국 신화통신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6일 베이징을 방문해 이날 오전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방중 발표에서 ‘잉야오(應邀·초청에 응해)’라는 표현을 사용해 이번 방문이 자국 요청으로 이뤄졌음을 명확히 했다.
이번 방중은 2월 말 이란전 개전 이후 처음으로,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사실상 중재 국면을 주도하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의 공개적인 압박과 맞물려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와 관련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이란 군사력의 자금원으로서 책임을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당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중국을 향한 공개 압박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중동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배경에는 에너지와 경제 이해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될 경우 미국이 해당 해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에너지 수송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중국에는 부담이다.
실제 중국은 이란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지난해 이란산 원유의 80% 이상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또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서 중동과 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양국 간 경제 협력도 긴밀하다. 2021년 왕이 부장의 테헤란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25년 협력 협정’에 따라 중국은 약 4천억 달러(약 583조원)를 투자하는 대신 이란산 원유를 저렴하게 공급받기로 했다. 전쟁 장기화는 이러한 투자 기반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이란이 위안화나 암호화폐로 해협 통행료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달러 중심 금융 질서 약화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기반 거래 확대를 통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외교적 명분 역시 중요한 요소다. 중국은 분쟁 해결 과정에서 ‘책임 있는 대국’ 이미지를 강조하며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 확대를 노리고 있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중동연구소 류중민 교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중국은 일관되게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번 아라그치 장관의 방중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중재 시도는 과거에도 이어져 왔다. 왕이 부장은 지난달 휴전 합의 전까지 이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관련국과 26차례 통화하며 ‘균형 외교’를 펼쳤고, 미국과 이란 양측을 동시에 겨냥한 조율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이번 외교 행보가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4∼15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행사에서 “나는 2주 이내에 시 주석을 만나러 갈 것”이라며 “이는 매우 중요한 방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 문제가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의 접근 방식에는 차이도 뚜렷하다. 미국은 제재를 포함한 고강도 압박을 선호하는 반면,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실용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중국을 통해 이란에 더 큰 압력을 가해 양보를 끌어내거나 굴복시키길 기대하지만, 중국이 이란과의 관계를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외교 방식을 통해 간접적인 압박을 강화하려 할 것이고, 이란은 중국의 입장과 대이란 지원 의지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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