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백만장자 2400만명 시대…자산 100만달러 넘어도 "부유하지 않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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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순자산 100만달러(약 15억원)를 보유한 백만장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상당수는 자신을 부유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는 커졌지만 실제 구매력 하락과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 구조, 상대적 박탈감 등이 겹치면서 '무늬만 부자'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미국의 백만장자는 약 2400만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이는 2위인 중국 본토의 632만명보다 약 4배 많은 규모다. 전 세계 백만장자의 43% 역시 북미 지역에 집중돼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해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하루 평균 1000명씩 새로운 백만장자가 탄생했다.그러나 자산 규모 확대가 곧 체감하는 부의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노스웨스턴뮤추얼 조사에서는 투자 가능 자산이 100만달러 이상인 사람 가운데 자신을 부유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는 자산 구성의 특성이 꼽힌다. 순자산 100만~200만달러 수준의 백만장자들은 주택과 연금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 부분이 즉시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인 셈이다.인플레이션 역시 백만장자의 체감 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100만달러의 구매력은 20년 전인 2006년의 60만달러(약 9억1260만원) 수준에 해당한다. 명목 자산은 유지됐지만 실제 구매력은 40% 감소한 것이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소비자금융조사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확인된다. 미국 가계의 평균 순자산은 이미 100만달러를 넘어섰다. 과거 부유층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백만장자가 이제는 표준 가계에 가까운 위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심리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연구소(AEI)의 스콧 윈십은 "미국인의 소득은 물가를 감안해도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면서도 "상위층의 자산이 훨씬 빠르게 불어나는 것과 비교하며 '내 삶은 그만큼 나아지지 않았다'고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실태와 인식의 괴리를 키운다"고 분석했다.
실제 사례도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 거주하는 재무설계사 네이선 윙클프렉(36)은 몇 년 전 순자산 100만달러를 넘어 백만장자가 됐다. 학생 시절부터 저축과 투자를 이어온 결과였다.
하지만 그는 "하나의 이정표일 뿐 삶을 바꿀 만한 액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산의 절반은 연금 적립금이며, 주택과 사업 지분이 각각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성 자산 비중은 10%에 그쳐 외식을 줄이고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직접 요리한다고 전했다. 또한 가족 여행 비용을 아끼기 위해 12시간을 운전해 앨라배마 해변으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같은 변화 속에서 백만장자의 의미 자체도 달라지고 있다. UBS는 투자 가능 자산이 100만~500만달러인 이른바 '일상적 백만장자'(EMILLIs)가 2000년 이후 4배 이상 증가해 전 세계적으로 약 5200만명에 달한다고 집계했다.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3일 "미국에서 백만장자(밀리어네어·millionaire)는 더 이상 부(富)의 상징이 아니다"라며 "순자산이 100만달러를 넘어도 풍요로움을 느끼지 못하고 외식과 여행까지 줄이는 '무늬만 부자'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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