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AI를 ‘도입’이 아닌 ‘운영 체계’로 바꾸는 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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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의 AI 전환은 더 이상 미래 계획이 아니다. 기업 채용, 임금 구조, 정부 서비스, 공공부문 인력 교육까지 동시에 움직이는 현재 진행형 변화다. PwC의 ‘2026 글로벌 AI 일자리 바로미터’ UAE 분석은 이 흐름을 숫자로 보여준다. UAE에서 AI 기술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 비중은 2021년 1.0%에서 2025년 3.2%로 3배 이상 늘었고, 같은 기간 UAE의 글로벌 순위는 21위에서 13위로 뛰어올랐다.
AI가 일자리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부분은 AI가 특정 기술직만의 영역을 벗어났다는 점이다. UAE 내 AI 관련 채용 공고는 2021년 약 4,600건에서 2025년 1만2,200건으로 증가했다. 2024년에서 2025년 사이에만 약 2,700건이 늘었다. 이는 기업들이 AI를 단순한 실험 도구가 아니라 업무 효율과 의사결정, 고객 서비스, 데이터 분석에 직접 연결되는 역량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더 중요한 변화는 ‘AI를 만드는 사람’보다 ‘AI를 잘 쓰는 사람’에 대한 수요가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PwC는 UAE의 AI 관련 일자리에서 AI 사용자 역할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 AI 사용자 역할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AI 개발자 역할도 26.6% 늘었지만, 시장의 중심은 이미 개발 자체보다 기존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변화는 금융, 마케팅, 인사, 컨설팅, 헬스케어, 에너지, 유통 등 거의 모든 사무직과 전문직에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UAE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단순히 “AI 엔지니어”가 아니다. 보고서를 읽고 요약할 줄 아는 직원, 고객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는 금융 인력, AI 콘텐츠 도구를 활용하는 마케터, 채용과 교육에 AI를 적용하는 HR 담당자, 고객 업무를 자동화하는 운영 인력까지 포함된다.
임금 격차는 이미 시작됐다
AI 역량은 UAE 노동시장에서 보상 차이로도 나타나고 있다. PwC에 따르면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AI 기술을 가진 인력의 임금 프리미엄은 92%에 달했고, 기술·미디어·통신 분야는 50%, 제조업은 47%, 전문 서비스는 21%로 나타났다. 다만 이 수치는 임금 상승률이 아니라 같은 분야 내 AI 관련 직무와 비AI 직무의 평균 임금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PwC 역시 높은 프리미엄이 반드시 산업 성과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AI 인재 부족과 강한 수요를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메시지는 분명하다. UAE에서 AI는 더 이상 있으면 좋은 부가 기술이 아니라, 경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 같은 직무라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시장가치가 달라지고 있다.
UAE의 대응은 ‘공공부문 전반의 대규모 재교육’에 가깝다
UAE가 빠른 이유는 정부가 AI를 산업정책이자 행정개혁, 인재정책으로 동시에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UAE 내각은 2019년 ‘국가 인공지능 전략 2031’을 채택하며 2031년까지 UAE를 AI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시키고, 교육·정부 서비스·사회 복지 등 핵심 분야에 AI를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전략에는 AI 허브 구축, 미래 일자리를 위한 인재 유치와 훈련, 연구 역량 확보, 데이터 인프라 구축, AI 거버넌스와 규제 개선 등이 포함됐다.
2026년에는 이 방향이 한 단계 더 구체화됐다. UAE 정부는 2년 안에 정부 부문·서비스·운영의 50%를 에이전틱 AI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에이전틱 AI는 단순히 답변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변화를 감지하고 분석·추천·운영·실행까지 이어가는 AI 체계를 의미한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부통령 겸 총리는 AI가 정부의 의사결정 지원, 서비스 개선, 운영 효율 향상, 결과 평가와 실시간 개선을 돕는 “정부의 실행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사람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다시 훈련시키는 데 있다. UAE 내각은 연방정부 직원 8만 명을 대상으로 에이전틱 AI 도구와 기술을 교육하는 대규모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이 교육은 장관과 고위 공무원부터 신규 직원까지 포함하며, 직원의 역할과 역량 수준에 맞춘 개인화 학습 플랫폼도 구축될 예정이다.
AI 혁명에 대한 UAE식 해법
AI 혁명에 대한 각국의 대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기술 변화가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에 머무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 변화가 피할 수 없다면 노동시장과 교육, 행정 시스템을 먼저 바꾸는 방식이다. UAE는 후자에 가깝다.
UAE 정부 공식 통신사 WAM은 2026년 AI가 UAE의 포괄적 발전 전략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고 전하며, Microsoft AI Diffusion Report를 인용해 UAE가 근로 가능 연령층 기준 AI 도입률 70.1%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또 BCG 연구에서는 UAE 기관의 42%가 ‘AI 리더’로 분류됐고, Stanford 보고서는 UAE 근로자의 80% 이상이 정기적으로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흐름은 UAE가 AI를 단순한 기술 수입품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UAE는 AI를 정부 운영 방식, 기업 생산성, 노동시장 경쟁력, 교육 체계, 투자 유치 전략을 동시에 바꾸는 국가 운영 인프라로 다루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AI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AI와 일하는 사람’에게 있다
PwC 보고서에서 가장 현실적인 경고는 기술 변화 속도다. UAE에서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군의 기술 변화 점수는 7.22로, 글로벌 평균 4.47보다 높았다. AI에 많이 노출된 직업일수록 새롭게 요구되는 기술도 더 빠르게 늘었다. 최상위 AI 노출 직업군에서는 2021년 대비 평균 77개의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UAE에서 앞으로 살아남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한 번 배운 기술로 오래 버티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특히 은행, 컨설팅, 통신, 에너지, 의료, 유통, 정부 서비스 분야에서는 AI를 업무에 적용하는 능력이 기본 역량이 될 가능성이 크다.
UAE의 AI 전환은 “AI가 사람을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보다 “사람이 AI와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질문을 앞세운다. 정부는 공공부문을 훈련시키고, 기업은 AI 활용 인재를 더 높은 임금으로 평가하며, 노동시장은 직무 기준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결국 UAE가 AI 혁명에 대응하는 방식은 속도와 실행력이다. 전략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 서비스에 적용하고, 공무원을 교육하고, 민간 채용시장에 신호를 보내고, 전 산업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UAE에서 AI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업무 언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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