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트남 FDI 전략 대전환…한국기업, 기술이전·현지화 압박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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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외국인직접투자(FDI) 정책의 방향을 대폭 수정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투자 규모보다 기술 이전과 연구개발(R&D), 현지 기업과의 협력 성과를 중시하는 방식으로 정책 축이 이동하면서 생산과 조달, 기술 관리 전반에 새로운 과제가 제시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2일 발표한 '베트남 FDI 정책 전환의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 결의안 제10호를 지난 40년간 유지해온 양적 투자 유치 정책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지침으로 평가했다.베트남은 그동안 법인세 감면 등을 앞세워 해외 자본을 유치해왔지만, 2024년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으로 기존 세제 혜택이 축소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현지 R&D와 인력 양성, 기술 이전 실적을 입증한 기업에 현금성 보조금과 기반시설 지원 등을 제공하는 성과 연계형 인센티브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대규모 FDI 유치에도 기술이 현지 기업으로 충분히 이전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현재 FDI 기업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과 전체 교역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지만, 투자 대부분이 노동·자원 집약적인 조립·가공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정부는 2026~2030년 등록 자본 2000억~3000억 달러, 실제 투자 1500억~2000억 달러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전체 FDI 자본의 75%를 선진국에서 확보하고 글로벌 기술기업의 본사 또는 R&D센터를 최소 3곳 이상 유치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새로운 정책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은 현지 조달 확대 요구와 핵심 기술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현지 협력업체의 품질과 정밀가공 역량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산화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경우 생산비 증가와 불량률 상승 위험이 동시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단순 조립 공정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온 기업은 현지 대학이나 연구기관과의 공동 R&D 실적이 없거나 연구 인력의 현지 채용 비율이 낮을 경우 기존 세제 혜택을 받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된다.KIEP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명문대와의 협력 확대, 한·베 합작법인 설립, 기술 모듈화, 생산기지 분산 등의 전략을 제안했다.보고서는 "과거처럼 생산요소만 공급하고 혜택만 제공하는 방식은 지양하지만, 다자간 규범 안에서 자발적으로 기술을 교류하는 기업에는 합법적인 보조금을 주겠다는 성과 연계형 유인책"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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