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점·호박·무한’으로 세계 홀린 구사마 야요이 별세…향년 9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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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과 ‘호박’, 거울을 활용한 ‘무한 거울의 방’으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일본 전위예술가 구사마 야요이가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구사마는 어린 시절 경험한 환각을 반복적인 점과 그물무늬로 표현하며 세계 현대미술계의 독보적인 작가로 자리 잡았다.
1929년 일본 나가노현 마쓰모토에서 태어난 구사마는 어린 시절부터 물방울과 빛, 꽃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환각을 경험했다. 그는 자신이 본 환영을 그림으로 옮겼고, 이러한 경험은 이후 작품을 관통하는 반복적인 점과 그물무늬의 출발점이 됐다.
구사마는 1952년 첫 개인전을 연 뒤 1957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추상표현주의와 미니멀리즘이 주류였던 당시 미술계에서 거대한 ‘무한 그물’ 회화를 선보이며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했다.
1960년대에는 회화에서 조각과 설치, 퍼포먼스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반전과 평화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를 펼치며 전위예술가로 이름을 알렸고, 점과 거울, 빛을 활용해 무한과 소멸, 존재와 부재를 탐구하는 작업으로 발전시켰다.
세계적인 명성을 굳힌 대표작은 ‘무한 거울의 방’ 시리즈다. 거울과 빛을 이용해 공간이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착시를 만들어 관람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다. 호박 조각 역시 구사마를 상징하는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검은 점으로 뒤덮인 노란 호박을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제작했으며, 2021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는 대표적인 ‘호박’ 작품이 약 94억원에 낙찰돼 당시 구사마 조각 작품 중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사마의 국제적 입지는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일본 대표 작가로 참가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2003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받은 데 이어 2016년에는 일본 문화훈장을 수훈했다.
국내에서도 그의 작품은 여러 차례 소개됐다. 제주 본태박물관과 대구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에서 구사마의 작품을 선보였다.
구사마는 2026년 8월 14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구사마 스튜디오는 그의 별세 사실을 27일 공식 발표했다. 그는 생애 마지막까지 창작 활동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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